
챗바퀴 한가운데에 마주 선 두 마리 햄스터. 마치 호흡을 맞추는 듯한 순간도 잠시, 곧 두 녀석은 서로 반대 방향으로 발을 구르기 시작합니다. 하나는 왼쪽, 다른 하나는 오른쪽. 어딘가 꼭 달려야만 할 이유가 있는 듯, 열심히 앞발과 뒷발을 총동원해 바퀴 위를 박차죠.

하지만 바퀴는 미동도 없습니다. 양쪽에서 힘을 줘도, 서로가 서로의 힘을 지우는 셈이니까요. 이 장면을 보는 우리는 속으로 외치게 됩니다. “거기서 그렇게 달려봤자… 안 돌아가…”

햄스터들의 표정은 더 진지합니다. 작은 눈동자가 꿈틀거리며 뭔가 이루어낼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을 품은 듯합니다. 앞발에 힘을 주고, 허리를 낮춘 자세로 한 발씩 내딛지만, 여전히 바퀴는 그 자리에 고정된 채. 한참을 달리던 둘은 결국 상대방을 힐끔 보기도 하며, ‘뭐지? 왜 이래?’ 라는 기류를 주고받는 듯한 느낌도 듭니다.

그러는 와중에도 열정은 식지 않습니다. 물러섬 없이 각자의 방향으로 다시 출발. 발구르기는 더 빨라지고, 몸짓은 점점 격해지지만, 결국엔 제자리걸음. 보는 사람도, 달리는 햄스터도 어딘가 살짝 어이없지만, 그렇다고 멈추긴 아쉬운 그런 순간이 계속됩니다.
레딧의 한 유저는 이렇게 말했죠.
"이게 바로 내 월요일 오전 회의 같은 장면이다…"

생각해보면, 우리도 이런 적 있지 않나요?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채 같은 프로젝트를 한다든지, 각자 옳다고 생각한 방향으로 나아가다가 결국 아무 일도 진전되지 않았던 경험. 가끔은 ‘같은 바퀴 안에 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한 법이죠. 방향이 같아야 하고, 속도도 맞아야 하고, 무엇보다 마음이 같아야 진짜 ‘같이 가는’ 거니까요.

물론 이 햄스터들은 그저 귀엽게 살고 있는 중이지만, 혹시 여러분도 누군가와 챗바퀴를 굴리고 있다면, 오늘만큼은 잠깐 멈춰 서서 묻는 것도 좋겠습니다.
"혹시, 우리 지금 서로 반대방향으로 달리고 있진 않을까?"